통계청 인구 총조사에 의하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1년간 대구지역에서 청년 인구가 11만명 이상 감소했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청년 인구 감소의 핵심적인 요인은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아 대구를 떠나고 있는데 있다. 이에 대구시는 대구를 떠나는 청년을 잡기 위해 좋은 기업 즉, 대기업 유치와 지역 중소기업 육성에 총력을 다 하고 기업인턴과 취업박람회 등 일자리 미스매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만 가지고는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청년유출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구지역 경기 침제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청년유출 문제는 경기 침체의 결과가 아니다. ‘대구ㆍ경북 청년의 수도권 유출에 관한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언급된 내용을 살펴보면 청년 유출은 지역 침체의 결과가 아니라 오히려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청년이 유출되기 때문에 지역 경기가 침체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만족 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청년 지역외 유출을 지역 경기 침체의 부산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지역 발전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임금 같은 경제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사회, 문화적 정책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앞서 언급했듯 청년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는 일자리에만 한정 되는 것이 아니라 여타 다양한 사회 문제들과 복잡한 네트워크로 얽혀있다. 즉 주거, 먹거리, 문화, 건강, 교육, 정책과정 참여, 여성, 보육, 인권, 노동권 등 다양한 사회 분야와 상호영향을 주고 받는다. 일자리 문제로 표현되는 청년 문제 해결의 주된 방향은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하는 것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일자리 문제와 함께 여타 사회적 지원과 보장 정책이 종합적으로 설계되어야 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대구시 청년 정책을 살펴보면 사실상 일자리 창출 사업에 한정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대구시 청년일자리 창출 사업을 보면 기업인턴 지원사업(2013년 15억), 청년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사업(2013년 1.7억), 청년창업지원사업(13년 6.2억) 등이 있으며 이 사업들은 매년 비슷하게 시행되고 있다. 또한 대구시는 2012년도에 정규직 일자리 1만4000여개, 복지일자리 약 6만개로 목표대비 106% 초과 달성하였다는 실적과 연간 고용지표를 개선했다는 수치적 성과를 주로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은 이런 정책을 알지도 못하고 실질적으로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청년역외 유출을 완화하거나 되돌리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현실과 눈높이에서 요구되는 정책을 수립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시와 지자체의 행정 주도적인 정책입안을 넘어서서 다양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끌어올리는 방식이 구상되어야 하며, 정책 논의와 결정과정에 다양한 청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권한과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청년 정책은 단순 행정을 넘어 여러 사회적 의제와도 맞물려 있어서 청년 정책 구상과 집행에서 청년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민관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좋은 일자리의 확대 등 일자리 대책 수립뿐만 아니라 결혼, 육아, 교육, 여가, 문화생활 등 청년들의 일과 삶의 질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종합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담당부서와 책임질 수 있는 체계를 대구시 안에 만들어야한다. 청년정책을 종합적으로 전담하는 행정부서는 제각기 시행되던 행정의 비효율성을 해결할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일관성과 지속성을 가지고 청년 문제를 지원하는 지역 청년 문제의 콘트롤타워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지속적으로 청년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대구시와 청년들의 거버너스 체계와 전담부서를 만드는 일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부디 이를 시작으로 청년들이 일터와 삶터에서 만족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대구가 활력 있는 도시로 변화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청년이 행복한 도시‘가 대구의 브랜드가 되기를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