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원 이창용(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
대구·경북이 신성장과 사회통합을 이루려면 대학과 지역공동체가 발전해야 하고 사람을 키우고 소통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이에 기반하여 계획을 수립하고 헌장을 제정하는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구조를 넘어 지역주체 간 협력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 성장이냐 복지냐를 놓고 논쟁하기보다는 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지역발전전략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대구·경북은 그동안 산업화모델에 기반해서 발전해왔다. 이를 다르게 이야기하면 산업화 중앙집권체제의 하위체제로 역할을 해왔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벗어나 대구·경북이 새롭게 도약하려면 탈산업화 지방분권체제의 선도체제로 나아가야 한다.
새롭게 지역이 발전하려면 지역사회 내부에서 에너지원을 확보해야 한다. 에너지는 지역민의 지역사회 참여의지를 결집할 때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열심히 뛰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당연하고도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역 각계, 지역사회 전체가 우리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모색에 나서야 가능하다. 대구·경북 사람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소통구조를 설계하는 작업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대구혁신100일위원회도 시민의 지역사회 참여의지를 모으는 소통체계를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시민이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하는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대구혁신100일위원회가 해야 할 일이다. 공약 하나하나를 구체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이 대구를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역발전을 위한 또 다른 에너지원은 지역대학에 있다. 지식기반경제에서 지역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대학에서 찾아야 한다. 대학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창조적 실험이 가능하고 인적자원개발과 연구개발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대학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대학간 협력체계를 만들어 간다면 대학은 지역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지역대학을 거점으로 하는 신성장체제를 구축하게 되면 지역기업의 경쟁력을 오히려 높일 수 있고 청년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고급일자리가 새롭게 만들어지면 지역청년의 유출을 막을 수 있고 좋은 인재의 영입을 촉진하는 선순환구조를 마련할 수 있다. 시·도정부가 대기업 유치를 공약으로 채택한 이상 이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지역대학을 발전시키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른바 투트랙 발전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대학을 키우려면 대학 교수를 중심으로 글로벌 브레인을 잘 아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각 분야 전문가를 국내, 해외에서 물색해서 글로벌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최고의 과학기술자와 엔지니어, 사회과학자, 인문학자들이 모여 있는 국내외 대학과 연구소 관계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노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대학간 협력체계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어야 한다.
교육부가 정책실패로 인한 부담을 지역대학에 전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대학이 당면한 위기상황을 개별적으로 극복할 수 없다. 지역대학은 대학이 지역발전을 위한 마지막 보루임을 자각하고 지방정부,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데 주저해서는 안된다. 지역 내 대학이 경쟁상대가 아니라 협력대상임을 인식하고 대학컨소시엄 구축을 통해 대학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지방정부와 지역사회도 지역대학이 무너지면 지역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하고 적극적으로 지역대학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