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거주할 수 있는 삶의 공간을 찾아 나섰다. 직접 땅을 매입할 수 없기에 개신교인을 앞장세워 땅을 구하고자 하였다. 적당한 비용에 자신들이 원하는 공간을 찾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동산 이었다.
당시에도 이 곳은 동산이었다, 문제는 한자표기이다. 지금은 동산(東山)이라 하지만 당시는 동산(銅山)이라 하였다. 이런 표기는 1920년대 개신교 책자에서도 볼 수 있다. 왜 당시 우리는 그곳을 구리 동자를 써서 동산이라 하였던가.
(1927년 간행된 경북노회록 발행인주소 부분 : 이 시기 활발한 전도활동을 하였던 미국인 선교사 부해리가 주도한 경북노회록(1927년에 간행)에서도 銅山으로 표기되어 있다.)
우리의 전통 주거공간은 주로 평지에 형성되었다. 근데 동산은 마을 주변의 야산으로서 돌도 많고 잡목으로 우거져 있어 우리에게는 살기가 어려운 곳이었다. 그래서 무연고자나 짐승들 가축들이 죽으면 묻곤 했던 버려지다 싶이한 곳이었다. 그러니 냄새가 어떠하겠는가. 얼마나 냄새가 구렸으면 그 구리다는 의미로서 구리 동자를 빌려 동산이라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서양인의 눈에는 야산이 조망권을 가지고 주변 조선인 마을과 격리된 독자적인 공간을 형성할 수 있는 유용한 공간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조선인을 앞세워 거래를 시도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거래과정이란게 이러했다. 땅 주인들은 이렇게 버려진 땅을 팔아 돈을 받는게 조금 미안했고, 서양인들은 마을 가까이 적당한 높이를 가진 야산은 당연히 비쌀 것이다 생각했다 한다. 그래서 서로간 거래가 끝난 후 미국인은 아주 싼 값에 구입한 것에 만족하였고, 땅주인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에 아주 만족하였다 한다.
여튼 이 땅을 구입한 미국인은 일본을 통해 건축자제를 도입하고, 중국인 벽돌기술자들을 불러 직접 벽돌을 구워 집을 지어 나갔던 것이다.
